고성군 민생활력지원금(지급배경/지역화폐/지속가능성)

고성군 민생활력지원금

고성군이 전 군민에게 1인당 30만 원의 민생활력지원금을 지역화폐로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솔직히 처음 이 소식을 들었을 때 "또 선심성 아니야?" 싶었는데, 내용을 들여다볼수록 생각이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저도 몇 년 전 비슷한 지원금을 받아서 동네 시장에서 써봤던 경험이 있어서인지, 이번 정책을 그냥 흘려보낼 수가 없었습니다.

지급배경 — 고금리·고물가에 중동 변수까지, 왜 지금인가

이번 지원금의 출발점을 이해하려면 지금 우리 경제가 처한 구조적 압박을 먼저 짚어야 합니다. 고금리란 기준금리가 높게 유지되는 상태를 말하는데, 이 상태가 지속되면 가계 대출 이자 부담이 늘어 소비 여력이 급격히 줄어듭니다. 거기에 고물가, 즉 물가 상승률이 높게 이어지는 현상이 겹치면 실질 구매력이 이중으로 깎이는 셈입니다. 중동전쟁이라는 대외 변수가 국제 유가를 자극하면서 이 압박이 더욱 거세졌다는 점은 한국은행 경제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성군은 이런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했습니다. 지난 3월 '고성군 민생지원금 지급 조례안'을 마련하고, 4월 2일 입법예고를 통해 제도화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조례란 지방자치단체가 법령의 범위 안에서 주민의 권리·의무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기 위해 의회의 의결을 거쳐 만드는 자체 규정입니다. 쉽게 말해, 법적 근거를 먼저 만들고 지원을 시작했다는 뜻이고, 이건 즉흥적인 선심성 지급과는 결이 다릅니다.

저는 이 점이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선거철에 흔히 보이는 "일단 뿌리고 보는" 방식이 아니라, 조례를 정비한 뒤 입법예고 절차를 밟은 것이니까요. 이런 방식이 맞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 반면, "어차피 세금인데 절차가 뭐 중요하냐"는 시각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 행정 절차의 투명성이 확보될수록 집행 과정에서 잡음이 줄고 실제 수혜자에게 더 정확하게 전달됩니다.

지역화폐 — 30만원이 지역 안에서 도는 방식

이번 지원금은 현금이 아니라 고성사랑상품권 가맹점에서만 쓸 수 있는 지역화폐 형태로 지급됩니다. 지역화폐란 특정 지역 내 가맹점에서만 통용되는 화폐 대체 수단으로, 소비가 외부로 새지 않고 지역 안에서 순환하도록 설계된 경제 도구입니다. 대형 마트나 프랜차이즈 직영점에서는 사용이 제한되고, 동네 식당이나 전통시장, 소규모 자영업자 가맹점에서만 쓰이는 구조입니다.

저도 몇 해 전 지역화폐를 받아서 직접 써봤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처음엔 "어차피 돈인데 어디서 쓰든 마찬가지 아닌가"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쓰다 보니 평소 잘 안 가던 동네 국밥집이나 전통시장 채소 가게를 자연스럽게 찾게 되더라고요. 지역화폐의 승수효과를 몸으로 느낀 셈인데, 승수효과란 초기에 투입된 돈이 지역 내에서 반복적으로 소비되면서 최초 금액 이상의 경제 파급력을 만들어내는 현상을 말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지역화폐의 지역 내 소비 유발 효과는 일반 현금 지원에 비해 20~30% 높게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번 지원 대상은 2026년 4월 1일 기준으로 고성군에 주민등록이 된 군민과 결혼이민자로, 약 4만 7천 명이 혜택을 받게 됩니다. 1인당 30만 원이니 4인 가족이면 120만 원, 결코 작지 않은 금액입니다. 이 돈이 고성사랑상품권 가맹점을 통해 지역 안에서만 돌게 설계됐다는 점에서, 단순한 소득 보전을 넘어 골목상권 살리기라는 두 번째 목적을 동시에 겨냥한 정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지원금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항목별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소비진작 : 지역화폐 형태로 지급해 지역 내 가맹점에서의 소비를 직접적으로 유도합니다.

소상공인 매출보완 : 고성사랑상품권 가맹점, 즉 주로 골목 자영업자들의 매출이 단기간 내 회복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승수효과 기대 : 지역 내에서 재소비되는 구조상, 초기 지급액 이상의 경제 파급 효과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심리적안정 : 군민들이 "우리 군이 챙겨준다"는 체감을 얻음으로써 소비 심리 위축을 일정 부분 완화할 수 있습니다.

지속가능성 — 이 정책이 진짜 효과를 내려면

한편으로는 냉정하게 따져봐야 할 부분도 있습니다. 보편적 지원이란 소득이나 자산 기준 없이 대상 집단 전체에 동일하게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형평성 시비를 줄이고 행정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재정 부담이 한꺼번에 집중된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4만 7천 명에게 30만 원씩이면 단순 계산으로도 약 141억 원의 재정이 투입됩니다. 고성군 같은 소규모 기초자치단체에게 이 규모는 가볍지 않습니다.

"이런 현금성 지원은 근본 대책이 아니다"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도 그 말이 완전히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행정안전부의 지역화폐 정책 연구(출처 : 행정안전부)에서도 일회성 지원금은 단기 소비 반등 효과는 있지만, 소비 기반 자체를 바꾸지는 못한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일자리 창출이나 지역 산업 기반 강화 같은 중장기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그래서 나옵니다.

그렇다고 이번 지원금의 의미를 폄하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제가 직접 써봤을 때 느꼈던 것처럼, 이런 지원이 주는 건 단지 돈 몇십만 원이 아닙니다. 힘든 시기에 "행정이 내 편을 들어준다"는 감각, 그게 소비 심리를 실질적으로 움직이거든요. 지속가능성 이란 어떤 정책이나 시스템이 미래에도 효과와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하는데, 이번 지원금이 그 기준을 충족하려면 이번 한 번으로 그치지 않고 지역 자립 기반을 강화하는 후속 정책과 연결돼야 한다고 봅니다.

고성군의 이번 결정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준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조례를 먼저 갖추고, 지역화폐 형태로 설계해, 외지로 돈이 새지 않도록 막은 구조 자체는 제가 경험한 다른 지원 사례들보다 훨씬 정교합니다. 고성군에 주민등록이 있으신 분들은 4월 1일 기준 자격 요건을 꼭 확인해 두시고, 향후 지급 일정과 신청 방법을 고성군 공식 채널을 통해 체크해 두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정책에 대한 전문적인 행정·재정 조언이 아닙니다.